그리스도의 레지오 수도회


Legionaries of Christ

그리스도의 열정적인 사도가 될 제자들을 교육하고 양성하여,온 세상에 그리스도의 나라를 선포하고 설립하고자 합니다.

서브비주얼

한국소식

소식 [레늄 산책길] 2026년 10월 26일(월) 26-10-26




160키로 울트라 마라톤 경험담: 익숙함을 떠나 하느님을 만나는 길


제가 160km의 산길을 달리는 울트라 마라톤에 도전해 31시간 31분 33초 만에 완주했다고 하면, 많은 분이 묻습니다. 도대체 왜 그런 정신 나간 도전을 했느냐고 말입니다. 저에게도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미지의 영역이었습니다. 


돌이켜보면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늘 새로운 길로 초대하십니다.  


“네 고향과 친족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너에게 보여 줄 땅으로 가거라.”(창세 12,1)


저에게 이번 마라톤도 그런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길에서 세 가지를 배웠습니다.


첫 번째 교훈: 우리는 혼자 달리지 않는다

장거리 달리기는 개인 종목처럼 보이지만 결코 혼자 할 수 없습니다. 저 역시 학생들과 가족들의 응원과 기도, 함께 달려 주고 도와준 분들 덕분에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이 도전은 저만의 도전이 아니었습니다. 우리의 삶은 서로 깊이 연결되어 있고, 우리가 하느님께 자신을 내어 드릴 때 우리의 작은 도전도 누군가에게 힘과 용기가 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교훈: 감사는 현실을 올바르게 바라보게 한다

레이스를 시작한 지 약 16시간이 지났을 때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 있었습니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과 동시에 “내가 이렇게 달릴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은총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다리는 여전히 아팠고 결승선도 멀었습니다. 하지만 제 마음은 달라졌습니다. 감사는 고통을 없애 주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도 이미 주어진 선물과 은총을 발견하게 합니다.


세 번째 교훈: 감사는 기쁨으로 이어진다 

제게 이번 레이스의 가장 큰 하이라이트는 결승선보다 미사였습니다. 31시간이 넘는 도전을 마친 뒤 가장 먼저 드리고 싶었던 응답은 하느님께 대한 감사였습니다. 제 힘만으로는 이 여정을 완주할 수 없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Eucharistia라고 부르는 아름다운 성체의 뜻은 '감사'입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을 알아보고 감사할 때, 우리는 그 선물의 근원이신 하느님을 만나고 참된 기쁨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특별한 경험을 통해 저는 사랑이신 하느님을 새롭게 만났고, 세 가지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첫째, 때로는 익숙하고 편안한 영역을 벗어나 하느님을 신뢰하며 한 걸음 내딛어야 합니다.  

둘째, 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힘이 되어 주며, 하느님께서 우리를 통해 다른 이들에게 은총을 전하실 수 있도록 자신을 내어 드려야 합니다.  

셋째, 건강과 생명, 가족과 친구, 공동체와 일상의 작은 기쁨까지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을 당연하게 여기지 말고 감사히 받아들여야 합니다.


우리의 삶에도 각자 감당해야 할 160km의 여정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길을 혼자 걷지 않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시고, 우리 곁에는 함께 걸어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니 모든 것이 확실해질 때까지 기다리지 맙시다. 익숙함을 떠나 믿음으로 한 걸음 내딛읍시다.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며,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선물을 감사히 받아들입시다.


“아무것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어떠한 경우에든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간구하며 여러분의 소원을 하느님께 아뢰십시오. 그러면 사람의 모든 이해를 뛰어넘는 하느님의 평화가 여러분의 마음과 생각을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지켜 줄 것입니다.”  

(필리 4,6-7)